AI 도입

AI를 넣었는데 왜 일이 안 줄까요 | 무개입률 95%

한국딥러닝이 문서 AI 성과 지표를 인식률에서 무개입률로 바꿨어요. 현대캐피탈은 여신 문서 46종에서 약 96%, 한국벤처투자는 등기부에서 99.7% 업무를 줄였고요. 인식률 99%가 왜 사람 일을 그대로 남기는지, AI 에이전트 도입 요구사항에 넣을 지표 4가지를 정리했어요.

크리에이티브소프트
크리에이티브소프트
2026년 8월 23일 ·

📰 2026년 8월 24일 기준 최신 소식 | 이 글은 특정 시점의 뉴스를 다루고 있어요.

“AI를 도입했는데도 직원의 일이 줄지 않았다면, 아직 AI가 실제 업무를 맡은 것은 아닙니다.”

한국딥러닝 김지현 대표가 8월 23일 인터뷰에서 한 말이에요. 문서 AI를 만드는 회사 대표가 할 말치고는 날이 서 있죠. 그런데 AI 도입을 한 번이라도 검토해본 분이라면 이 문장이 어디를 찌르는지 바로 아실 거예요.


1. 인식률 99%가 왜 사람 일을 그대로 남길까요

서울 사무실에서 서류 더미를 옆에 두고 모니터 값을 대조하는 실무자

문서를 다루는 AI를 검토할 때 가장 먼저 받아보는 숫자가 인식률이에요. 글자를 몇 퍼센트나 맞게 읽었는지를 재는 값이죠. 여기서 99%가 나오면 대체로 도장을 찍게 돼요.

그런데 현장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져요. 100건 중 한 건이 틀렸다는 건 알겠는데, 어느 한 건이 틀렸는지는 모르거든요. 그래서 담당자는 100건을 다 열어봐요. 인식률은 올랐는데 검수 시간은 그대로인 상태가 되죠.

김 대표가 짚은 지점도 같아요. 예전에는 “이 문서를 읽을 수 있는지”를 물었다면, 요즘 기업이 묻는 건 “이 업무를 어디까지 맡길 수 있는지”라는 거예요. 질문이 바뀌면 재는 자도 바뀌어야 해요.

2. 무개입률과 업무 완료율, 두 숫자는 뭘 다르게 보나요

회의실 화면에 업무 자동화 지표를 띄우고 논의하는 팀

한국딥러닝은 문서 AI의 성과 지표를 인식률에서 무개입률업무 완료율로 옮기겠다고 밝혔어요. 이름은 낯설지만 뜻은 단순해요.

지표재는 것발주자에게 주는 정보
인식률글자·값을 맞게 읽은 비율모델이 얼마나 똑똑한가
무개입률사람 검토 없이 끝난 비율우리 직원 일이 실제로 줄었는가
업무 완료율접수 → 판단·승인 → 사내 시스템 반영까지 끝난 비율업무 한 바퀴가 다 돌았는가

차이가 보이시나요. 인식률은 모델을 평가하고, 무개입률은 우리 업무를 평가해요. 견적서와 요구사항서에 어떤 숫자를 적느냐가 여기서 갈려요.

김 대표는 목표를 이렇게 말했어요. 문서 100건 중 정상적인 95건은 AI가 끝까지 처리하고, 사람은 판단이 필요한 5건만 확인하는 상태예요. 그때야 업무 방식이 바뀐다는 거고요.

3. 실제 도입 사례가 남긴 숫자

여신 서류를 검토하는 금융권 직원의 책상

말만으로는 잘 안 와닿으니 공개된 수치를 옮겨볼게요.

기관대상 문서업무 단축률
현대캐피탈여신 문서 46종약 96%
한국벤처투자등기부 문서99.7%
IBK기업은행문서 처리약 94%

세 곳 다 금융·공공 쪽이라는 점을 눈여겨볼 만해요. 이 영역은 틀리면 되돌리기 어려운 업무라 원래 자동화가 가장 늦게 들어오는 곳이거든요. 그런 데서 90%대 단축이 나왔다는 건, 기술보다 예외를 다루는 방식이 정리됐다는 뜻에 가까워요.

회사 실적도 같이 움직였어요. 한국딥러닝의 2026년 상반기 문서 AI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4배 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해요. 앞서 3월에는 자체 모델이 글로벌 OCR 평가(OCRBench v2) 영어 부문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고요.

4. 진짜 실력은 오답을 찾아내는 데서 갈려요

두 화면을 번갈아 보며 예외 건 값을 고치는 담당자

인터뷰에서 가장 눈에 들어온 대목은 이거였어요. 인식 성능이 비슷한 솔루션이라도 예외 건을 정확히 골라내는 능력에 따라 자동화 효과가 갈린다는 이야기예요.

금융이나 공공에서는 99%를 맞히는 것보다 나머지 1%를 관리하는 쪽이 더 어려워요. 그리고 이 1%는 성능표에 안 나와요.

용어 짚고 가기 — 무개입률(No-touch rate) 전체 처리 건수 중에서 사람이 한 번도 손대지 않고 끝난 비율이에요. 예를 들어 세금계산서 1,000장을 넣었는데 940장이 검토 없이 회계 시스템까지 들어갔다면 무개입률은 94%예요. 실무에서는 “손 안 탄 비율”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여기서 무서운 경우는 AI가 틀렸는데 확신에 차 있는 상황이에요. 잘 모르겠다고 표시하고 넘기면 사람이 보면 되는데, 확신 있게 잘못된 값을 넣으면 그대로 통과해버려요. 그래서 요구사항서에는 정확도만 적을 게 아니라 “확신이 낮을 때 어떻게 표시하고 누구에게 넘기는가”를 같이 적어야 해요.

5. 우리 요구사항서에 넣을 지표 4가지

요구사항서를 출력해 형광펜으로 지표를 표시하는 기획자

문서 AI든 다른 형태의 AI 에이전트 도입이든, 검수 기준에 넣어두면 나중에 다툼이 줄어드는 항목을 정리했어요.

  1. 무개입률 목표치 — “정확도 98%“가 아니라 “사람 손 안 탄 비율 90% 이상”으로 적어요. 재는 방법도 같이 적고요.
  2. 예외 건 처리 흐름 — 확신이 낮은 건을 어떤 화면에 모으고, 누가 며칠 안에 처리하고, 처리 결과가 다시 학습에 쓰이는지까지요.
  3. 오답 추적 경로 — 틀린 건이 나왔을 때 왜 틀렸는지 되짚어볼 수 있어야 다음 개선이 가능해요. 로그가 남는지 확인하세요.
  4. 후속 시스템 연결 범위 — 값을 뽑아내는 데까지가 납품인지, 사내 ERP나 회계 시스템에 값이 들어가는 데까지가 납품인지를 문장으로 못 박아요. 여기가 가장 자주 벌어지는 자리예요.

네 번째가 특히 중요해요. 값을 화면에 잘 뽑아놓고 끝나면, 그 값을 사람이 다시 옮겨 적는 일이 남거든요. 그러면 무개입률은 좋아 보여도 업무 완료율은 바닥이에요.

AI 도입 예산을 어디까지 잡아야 할지 감이 안 잡히신다면 AI 도입 비용, 얼마부터 시작하고 어디에 돈이 들까요에 단계별 비용 구조를 정리해뒀어요.

6. 자체 SaaS를 굴려보니 보이는 것

야근 중인 사무실에서 운영 지표 화면을 확인하는 개발자

저희는 SaaS 4종을 직접 운영하고 있어요. 자동화를 붙여본 경험에서 하나 말씀드리면, 자동화의 성패는 잘 되는 95건이 아니라 실패한 5건이 어디로 흘러가는지에서 갈렸어요.

실패 건이 갈 곳이 없으면 담당자 메일함으로 가요. 메일함으로 가면 처리 시각이 안 남고, 시각이 안 남으면 얼마나 밀렸는지 아무도 몰라요. 몇 달 뒤에 “자동화했는데 왜 사람이 더 바빠졌지” 하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 대체로 여기예요.

그래서 저희는 자동화를 설계할 때 성공 경로보다 실패 경로를 먼저 그려요. 실패 건을 담는 화면, 담당자, 마감 시각, 그리고 며칠 넘게 안 처리되면 알려주는 장치까지요. 화면 하나 더 만드는 값이 들지만, 이게 없으면 무개입률 숫자는 결국 못 믿게 돼요.

7. 어디서부터 정하면 좋을까요

회의 테이블에서 문서 종류를 분류하며 도입 범위를 정하는 실무자들

AI 에이전트 도입을 검토 중이시라면 순서를 이렇게 잡아보세요.

먼저 문서나 업무 한 종류만 고르세요. 여러 종류를 한 번에 넣으면 예외가 뒤섞여서 무엇 때문에 안 되는지 못 봐요. 그다음 두 달 정도 돌리면서 예외 목록을 쌓으세요. 이 목록이 요구사항서의 절반을 채워줘요. 마지막으로 그 예외를 우리가 직접 고칠 수 있는지 확인하세요. 규칙 하나 바꾸는 데 개발사를 불러야 한다면 운영비가 계속 붙어요.

방향이 아직 흐릿해도 괜찮아요. 어떤 업무부터 떼어낼지 정하는 단계라면 맡길 업무부터 같이 골라볼게요 →

저희는 10년 넘게 50개가 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자체 SaaS 4종을 직접 기획하고 운영해온 개발사예요. 롯데·캐논 같은 곳과도 함께해 왔고요. 만들어서 넘기는 데서 끝난 게 아니라 계속 굴려봤기 때문에, 자동화가 어디서 새는지를 먼저 짚어드릴 수 있어요.

8. 자주 묻는 질문

AI 도입 성과를 인식률 대신 무엇으로 재야 하나요?

사람 손이 한 번도 닿지 않고 끝난 비율, 그러니까 무개입률로 재는 편이 실제 업무 감소량에 가까워요. 인식률은 글자를 몇 퍼센트나 맞게 읽었는지를 보는 숫자라, 99%가 나와도 어느 건이 틀렸는지 모르면 사람이 100건을 다 열어봐야 해요. 여기에 업무 완료율을 같이 보면 더 정확해요. 문서를 받은 뒤 판단과 승인을 거쳐 사내 시스템에 값이 들어가는 데까지 끝난 비율이에요.

AI 자체 도입과 외주 개발 중 어떤 선택이 맞나요?

맡기려는 업무의 예외가 얼마나 자주 바뀌는지로 갈려요. 서식이 고정돼 있고 판정 기준도 잘 안 바뀐다면 이미 나온 솔루션을 붙이는 쪽이 빠르고 값도 적게 들어요. 반대로 예외 규칙이 우리 회사에만 있고 분기마다 바뀐다면, 그 규칙을 우리가 직접 고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야 해요. 판단이 어렵다면 한 부서, 문서 한 종류로 두 달만 먼저 돌려보세요.

예외 5%를 사람이 보는 구조면 결국 사람이 필요한 것 아닌가요?

사람이 필요한 건 맞지만 하는 일이 달라져요. 예전에는 100건을 다 열어 값을 대조했다면, 이제는 시스템이 골라낸 5건만 판단하면 돼요. 다만 그 5건이 정말 위험한 5건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요. AI가 자신 있게 틀린 건을 정상으로 넘기면 사람은 엉뚱한 곳을 보게 되니까요.

9. 마무리

이번 소식의 알맹이는 새 모델이 나왔다는 게 아니에요. AI 도입을 무엇으로 평가할지가 바뀌고 있다는 쪽이에요.

인식률은 파는 쪽에 유리한 숫자고, 무개입률은 사는 쪽에 유리한 숫자예요. 다음에 AI 제안서를 받으시면 정확도 옆에 이 질문을 한 줄 적어보세요. “그래서 우리 직원이 몇 건을 안 열어봐도 되나요?”

관련해서 AI 에이전트가 이슈 85%를 줄인 사례에서 성과가 갈린 자리도 같이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거예요. 도구보다 앞단 설계가 결과를 갈랐다는 점에서 오늘 이야기와 이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