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외주

산출물을 받았으면 바로 공개해도 될까요 | 공표권

외주로 만든 코드·디자인의 저작재산권을 양도받아도 공표권·성명표시권·동일성유지권 3가지는 따라오지 않아요. 저작권법 제11조 공표 동의 추정의 한계, 회색지대가 되는 4가지 상황, 착수 때 계약서에 넣을 4개 조항을 발주자 관점에서 정리했어요.

크리에이티브소프트
크리에이티브소프트
2026년 9월 24일 ·

외주로 만든 앱이 완성돼서 곧 오픈이에요. 계약서에는 “저작권은 발주자에게 귀속된다”고 적혀 있고요. 그러면 보도자료를 내고 포트폴리오에 올리고 화면을 SNS에 공개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을까요? 대부분은 문제가 없지만,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정확히 어디인지는 알고 계시는 편이 좋아요.


1. 저작권은 하나가 아니에요

계약서와 산출물 목록을 나란히 놓고 검토하는 담당자

외주 계약서에서 “저작권 양도”라고 쓸 때, 실제로 넘어가는 건 대개 저작재산권이에요. 저작권은 크게 두 덩어리로 나뉘거든요.

구분무엇인가요양도되나요
저작재산권복제·배포·공중송신·2차적저작물 작성 등 경제적으로 쓰는 권리양도돼요
저작인격권공표권·성명표시권·동일성유지권양도되지 않아요

저작권법 제14조 제1항은 저작인격권을 저작자 일신에 전속한다고 정하고 있어요. 계약서에 “모든 권리를 양도한다”고 써도 저작인격권은 원래 만든 사람에게 남는다는 뜻이에요.

발주자 입장에서 실무적으로 중요한 건 여기예요. 돈을 다 냈고 코드도 받았는데, 그것과 별개로 남아 있는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약서를 쓰느냐 아니냐가 갈려요.

이 글은 발주 실무 관점의 정리예요. 구체적인 분쟁이나 계약 검토는 변호사 자문을 받으시는 편이 안전해요.

2. 공표권이란 무엇인가요

아직 공개되지 않은 화면 시안을 모니터로 확인하는 모습

저작권법 제11조 제1항은 이렇게 정하고 있어요. “저작자는 그의 저작물을 공표하거나 공표하지 아니할 것을 결정할 권리를 가진다.”

쉽게 말하면 아직 세상에 안 나온 창작물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처음 공개할지 정하는 권리예요. 이미 공개된 것에는 적용되지 않고, 미공표 저작물에만 문제가 돼요.

외주 프로젝트에서 미공표 저작물은 생각보다 많아요.

  • 오픈 전 앱·웹 화면 디자인
  • 기획 산출물(와이어프레임, 설계 문서)
  • 촬영한 사진·영상 소재
  • 설계 도면, 일러스트, 아이콘 세트

이 중에서 오픈 전에 미리 공개하는 상황이 자주 생겨요. 투자 자료에 화면을 넣거나, 사전 홍보로 디자인을 공개하거나, 수상 응모에 설계안을 제출하는 경우예요.

3. 양도받으면 공개 동의도 따라오나요

문서를 확대해 조항을 확인하는 손과 서류

여기에 법이 미리 답을 준비해 뒀어요. 저작권법 제11조 제2항은 저작자가 미공표 저작물의 저작재산권을 양도한 경우, 그 상대방에게 공표를 동의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정하고 있어요. 이용허락, 배타적발행권 설정, 출판권 설정도 같아요.

그래서 일반적인 외주 개발 프로젝트라면 대부분 큰 문제가 안 생겨요. 다만 ‘추정’이라는 단어를 그냥 넘기면 안 돼요.

  • 추정은 확정이 아니에요. 반대 사정이 있으면 뒤집힐 수 있어요. “이 시안은 공개하지 않는 조건으로 넘긴 것”이라는 별도 합의가 있었다면 추정이 깨질 수 있거든요.
  • 양도 범위 밖은 추정도 없어요. 계약서가 “본 프로젝트 결과물”만 양도 대상으로 적었는데, 채택되지 않은 시안이나 중간 산출물은 대상에 안 들어가 있는 경우가 흔해요.
  • 미술·사진·건축 저작물의 원본을 양도한 경우는 제11조 제3항이 따로 있어서, 전시 방식에 의한 공표에 동의한 것으로 추정해요. 전시와 온라인 공개는 다른 이야기예요.

정리하면 이래요. 본 산출물은 대체로 안전하고, 탈락 시안과 중간 산출물이 회색지대예요.

4. 실무에서 진짜 문제가 되는 건 어디인가요

여러 디자인 시안을 벽에 붙여 놓고 비교하는 회의실

저희가 실제로 보는 순서대로 적어 볼게요.

첫째, 탈락한 시안. 디자인 시안을 세 개 받아서 하나를 골랐다면, 나머지 두 개는 계약상 “결과물”인가요? 계약서에 안 적혀 있으면 애매해요. 그런데 회사 소개 자료에 “이런 안도 검토했어요”라며 넣는 일은 흔하게 벌어져요.

둘째, 성명표시권. 저작권법 제12조가 정한 권리로, 자기 이름을 표시할지 말지를 정할 권리예요. 외주 개발사가 “저희가 만들었다”고 포트폴리오에 올리는 것과, 발주자가 “저희 자체 개발”이라고 소개하는 것이 충돌할 수 있는 자리예요. 이건 양쪽 모두에게 해당돼요.

셋째, 동일성유지권. 제13조가 정한 권리로, 내용·형식·제목을 마음대로 바꾸지 못하게 할 권리예요. 개발에서는 인수 후 리뉴얼이나 리팩터링 때 원론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실무에서는 계약서에 “발주자의 수정·개작에 대해 동일성유지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두는 방식으로 정리해요.

넷째, 제3자 소재. 폰트, 스톡 사진, 오픈소스 라이브러리는 개발사가 만든 게 아니라 가져다 쓴 것이에요. 저작권 양도 조항이 있어도 이건 안 넘어와요. 사용 범위는 원래 라이선스를 따라가요. 이 부분은 오픈소스 라이선스 체크리스트에 더 자세히 정리해 뒀어요.

5. 업무상저작물이면 다르지 않나요

사무실에서 팀 단위로 작업하는 개발자들

자주 나오는 오해가 하나 있어요. “우리가 돈을 냈으니 업무상저작물 아닌가요?”라는 질문이에요.

저작권법 제9조의 업무상저작물은 법인 등의 기획 아래 그 법인 등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가 업무상 작성한 저작물을 말해요. 핵심은 ‘업무에 종사하는 자’예요. 고용 관계를 전제로 한 규정이라, 도급 계약으로 맡긴 외주는 원칙적으로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에요.

즉 외주 개발사 직원이 만든 코드는 그 개발사의 업무상저작물이 되고, 발주자는 계약을 통해 양도받는 구조예요. 그래서 계약서의 저작권 조항이 더 중요해져요. 돈을 냈다는 사실만으로 자동으로 넘어오지 않으니까요.

이 구조는 소스코드 저작권은 누구 것이 될까요에서 개발 산출물 기준으로 더 풀어 뒀어요.

6. 계약서에 넣을 4개 조항

계약 조항을 항목별로 정리한 문서와 펜

거창한 문구는 필요 없어요. 네 가지만 명확히 적어 두면 대부분의 회색지대가 사라져요.

#조항적을 내용
1양도 대상 범위최종 산출물만인지, 중간 산출물과 탈락 시안까지인지 명시
2공표 시점과 방식발주자가 시기·방법을 정해 공표할 수 있다고 적어요. 오픈 전 선공개 계획이 있으면 그것도요
3저작인격권 불행사발주자의 이용·수정·개작에 대해 저작인격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합의
4상호 홍보 사용 범위개발사가 포트폴리오에 쓸 수 있는 범위와, 발주자가 표기할 내용

4번을 따로 둔 이유가 있어요. 개발사 입장에서 포트폴리오는 다음 일을 받는 근거예요. 그래서 아예 금지하기보다 범위를 정하는 편이 협상이 수월해요. 예를 들어 “오픈 3개월 후부터, 화면 캡처 3장 이내, 고객 데이터는 가린 상태로” 같은 식이에요.

저희도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이 네 가지를 먼저 여쭤봐요. 나중에 이야기하면 이미 공개한 다음이 되기 쉽거든요. 그때는 정리가 아니라 수습이 돼요.

계약 조항 때문에 착수가 늦어지는 게 걱정이시라면, 어떤 항목부터 정하면 되는지 우선순위부터 같이 짚어 드릴게요 →

7. 오픈 전에 공개해야 할 일이 생겼다면

발표 자료를 준비하며 화면을 검토하는 팀

계약서에 아무것도 안 적혀 있는데 공개해야 할 상황이 생겼다면, 순서는 이래요.

  1. 무엇을 공개할지 목록으로 적어요. 최종 산출물인지, 시안인지, 기획 문서인지 구분해요.
  2. 그 안에 제3자 소재가 있는지 확인해요. 폰트와 스톡 이미지가 가장 자주 걸려요.
  3. 개발사에 서면으로 동의를 받아요. 메일 한 통이면 충분한 경우가 많아요. 범위와 기간을 적어 두세요.
  4. 표기 방식을 함께 정해요. 개발사 이름을 넣을지 말지도 이때 정리하면 깔끔해요.

3번을 “굳이 필요할까” 싶으실 수 있는데, 오히려 관계가 좋을 때 받아 두는 게 쉬워요. 사이가 틀어진 다음에는 같은 요청이 협상 카드가 되거든요.

8. 자주 묻는 질문 (FAQ)

계약서에 “모든 권리를 양도한다”고 썼으면 충분하지 않나요?

저작인격권은 성질상 양도 대상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라, 그 문구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어요. 그래서 실무에서는 ‘양도’ 대신 ‘불행사 합의’ 형태로 따로 적어요. 위 6번 표의 3번 조항이 그 역할이에요.

개발사가 우리 프로젝트를 포트폴리오에 올린다는데 막을 수 있나요?

계약서에 정한 대로예요. 아무 조항이 없으면 분쟁 소지가 남아요. 그래서 착수 시점에 범위를 정해 두는 것이 서로에게 좋아요. 보안이 중요한 프로젝트라면 비밀유지 조항에서 “프로젝트 수행 사실 자체”를 공개 가능 범위에 넣을지부터 정하세요.

오픈 후에 다른 개발사로 옮겨 리뉴얼하려는데 문제가 될까요?

수정·개작이 들어가는 일이라 동일성유지권이 원론적으로 걸릴 수 있어요. 이전 계약서에 불행사 합의가 없다면 인수 단계에서 정리하는 것이 안전해요. 운영 이관 전반에서 확인할 것은 운영 이관이 가능한 구조인지 확인하는 법에 정리돼 있어요.

9. 정리하면

돈을 다 냈다고 해서 모든 권리가 자동으로 정리되지는 않아요. 다만 겁먹으실 일도 아니에요. 양도 범위·공표·인격권 불행사·홍보 범위 네 줄을 계약서에 적어 두면 대부분 정리돼요. 착수 전에는 한 시간이면 되는 일이고, 오픈 후에는 몇 주짜리 협상이 되는 일이에요.

저희는 10년 넘게 5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롯데·캐논·코닥·KICT 같은 곳과 일해 왔고, 자체 SaaS 4종을 직접 운영하고 있어요. 만드는 쪽과 운영하는 쪽을 둘 다 겪어 봐서, 계약 조항이 나중에 어디서 부딪히는지도 같이 봐 드릴 수 있어요. 발주 준비 단계에서 무엇부터 정해야 할지 막막하시다면 편하게 한번 이야기 나눠 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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